본문 바로가기
털어놓기/그림

무섭다

by Deye 2017. 4. 8.





무섭다,


나는 외로웠다.


난방이 의미가 없는 좁고 허름한 방에 웅크리고 앉아. 하ㅡ 하고 입김을 불면


하얀 입김이 나오다 금세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사람이 그리워서 그렇게 스스로의 숨냄새를 맡으며 누군가와 함께 있다고 상상했다.


그리고 차가운 코끝에 윗입술을 끌어올려 사람의 살냄새를 맡았다.


누군가를 만나도 어차피 다시 외로워지고,


기대는 실망이 되고 실망은 점점 안의 벽을 견고하게 만들 것이란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렇게 믿었다.


정말 두려운 것은 당시 주변에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사랑도 있었다.


외로움을 두렵지 않다. 외로움을 느끼는 내가 두렵다다시 감기처럼 외로움이 찾아올까 두렵다.


나는 그렇다.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


교묘하게 나를 포장해 나를 사랑한다는 사람들을 상처를 주고


떠나보내고,


외로움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삶이 이렇게 지루한 것에 화를 낸다.


사실 


나는 살기 싫다. 그렇게 살기 싫다. 미안하지만 정말 당신들의 삶이 싫다.


싫어도 어쩔 없는 것이라며 휩쓸려 오는 너저분한 물살에 몸을 던지고 싶지 않다.


나에게 무엇인가 결여가 있다.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 몰라서


답답하고 서럽다.


모를까 찾아낼 없을까 결여되었을까 나만 그런 걸까 나만 병신인가 


어쩌면 그냥 그렇게 태어난 건가.



2017.03.29. 12:55







반응형

'털어놓기 > 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겁함  (0) 2017.04.20
파라다이스  (0) 2017.04.18
피아니스트  (0) 2017.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