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털어놓기/일본생활

일본에 온 이유

by Deye 2017. 4. 8.






일본에 이유부터 써야할까. 



2012 1117, 할머니가 돌아가시고나서


그냥 그곳에 더이상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가족도 친구도, 오래사귄 여자친구도 있었는데


왜일까...


아무미련없이 떠날수있었다. 



나를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서 라고 생각해봤는데, 


그게아니고 그저 사랑에 병신같은 보답이라도 하고 싶었을수도...


가진게 아무 것도 없는, 심지어는 어리지도 않은 사회부적응자 손자. 


그토록 과분하게 사랑해준 상대에게 해줄수있는거라고는 그저 가까운곳에 가만히 있는것 뿐이었다. 


가만히 있는것. 그것말고는 할수있는게 없었다. 


그렇게 가만히있다가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몇년전부터 러브콜을해온 엄마의 뜻대로 나는 홀가분히 엄마가있는 일본으로왔다. 


물론 나에겐 할머니 이외에도 나를 역시 과분하게 사랑해주는 가족도, 얼마 남지않은 친구도, 여자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왜일까. 


나는 남겨둔것이 아무것도 없는사람처럼 홀가분히 떠났다. 




홀가분함 의 이유를 생각해보았는데


다만 나는 벗어나고 싶었고. 


나를 과분하게 사랑해주는 이들에게 


이기적인 결정을 이해해줄것을


강요하고 싶었을것이다


나는 이해받았다고 자위 했는지도 모른다. 


홀가분함 의 이유는 그것이었으리라. 


현실도피. 


어린아이의 땡깡, 속이 뻔히보이는


개소리 섞인 땡깡을 견디어 주었는지 


속아주고 믿어주었는지. 


가슴이 아프다. 


그렇게 나는 병신인체로 일본에 왔다. 



2017.01.08. 16:29 









반응형

'털어놓기 > 일본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의 날씨  (0) 2017.04.08
전철  (0) 2017.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