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키우다 버린 별님이.
별님이는 버려질 즈음에는 이가 거의 다 빠진 늙은 개였다.
입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늙은 개.
나는 집 밖이 두려운 병신이었기에 그흔한 개껌이나 양치할 수 있는 도구를 사본 적도 없고
개를 키우는 사람으로서의 기본적인 상식도, 또 그런 것을 알아보고 실행할 의지도 없었다.
그저 흔들거리는 이를 흔들어보고 썩어 문드러진 냄새에 인상을 찌푸릴 뿐, 딱딱한 사료를 씹지도 못하고 삼키는 그를
나는 그저 방관했다.
그리고, 이런저런 상황에 어쩔 수 없다는 이유를 만들어 멀리 보내질 때에도 나는 울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서 술을 마시다 갑자기 떠오른 그의 기억에 통곡을 했었다.
정말 뜬금없는 타이밍이었다.
그리고 어제 다시
정말 뜬금없이 별님이가 꿈에 나왔다.
별님이가 보내진 곳에서 나는 별님이를 부르며 돌아다녔고
멀리서 그가 뛰어왔다.
나도 모르게 부둥켜안고서 이부터 확인했다. 거기에 하얀 이가 고르게 나있는 것을 보았고
양치 도구를 사서 이를 닦아주었다.
나는 울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죄책감을 잊을 길이 없다.
내가 병신이라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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