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저에겐 언제나 곤욕스럽 습니다.
매일같이 다른 숫자를 내세워 자신이 변한것을 과시하지만
변한것은 없습니다.
그저
잠이 덜 깬 저의,
두려움에 꾹꾹 눌러 담았던...
그래서 더욱더 마주하고 싶지않았던... 제 시커먼 무의식과 가까워져 버리는
그런 슬픈 시간입니다.
아침은 혼란스럽고 겁에질리며
뚜렷한 원인을 알수없어 별수없는 무력감이 밀려오고
한없이 스스로가 처량해지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두려움속에 뛰어들 준비를 하게되는
그런 희미한 시간입니다.
잠을자지않으면 내일 아침이 오지 않을수도 있단
어리석은 상상을하며
고요한 새벽녘을 숨죽이고 지세우다
세상이 나의 우울만큼 더 푸르스름한 빛으로 물들어
내 방 한켠 부터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하면
저는 그보다 더 깊고 푸른 바다에 몸을 숨겼습니다.
양쪽 볼을 타고 흐르는 바닷물에 혓바닥을 내밀어 맛을 보니
가슴이 벌렁거리고 코끝이 찡해져
목구멍에서 뭔가가 넘실넘실 거리는것을 삼키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누군가 날 깨우러와서 나의 바다를 더럽히기 전에
저는 어서 차가운 방 밖으로 나서야 합니다.
슬리퍼도 신지않고 화장실에 들어가
차갑게 식어
영혼마저 얼어 붙을 정도의 타일을 맨발로 밟고
거울앞에서면
이제 시작입니다.
바다는 잠시 잊어야 합니다.
아침은 저에게 그렇습니다.
하루의 시작에
서서
삶의 끝을
갈망할 수 있는
감사한
시간입니다.
2010.12.02.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