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놓기39 벌레 공포증 어렴풋이 기억이난다. 10살...쯤이었을것이다. 아버지와함께 tv를 보고있다가 베란다쪽에 귀뚜라미 한마리가 들어온것을 보았다. "아빠, 귀뚜라미." 하며 손으로 가르키자 아버지는 잡아서 베란다 밖으로 던지라고 했다. 난 그 시절 친구들과 놀러다니며 귀뚜라미는 물론이고 잠자리 여치 , 심지어는 사마귀까지 잡아서 체집통에 넣고 하루종일 싸돌아다녔었다. 그렇기에 의심없이 귀뚜라미에게 손을 뻗었는데 그 순간, 정말 이상하게도 생전 처음느껴보는 공포심이 엄습해왔다. 머리털이 곤두서는 느낌과함께 숨도쉴수없을정도로 공기가 한순간 몸속에서 모두 빠져 나오는듯한 느낌... 나도모르게 눈물이 났고 어쩔줄몰라하며 아버지를 보자 아버지도 뭔가 이상했는지 직접잡아서 '귀뚜라미잖아, 왜그래?' 하며 내손위에 올려주었지만 난 몸서.. 2017. 4. 8. 침식 아침이 먼저오는지 밤이 먼저오는지 잘모르겠어요. 잡생각을 많이하니 별게다 이상합니다. 생각은 나에게서 나온것인데 어느세 나는 사라지고 그 생각이 되어있습니다. 그 또한 나라고 말하고싶지만 너무 많이 이야기하거라 나조차도 지겹습니다. 내가 뭘 잘못한걸까요 술을마시면 생각이 무뎌질까 오늘은 낮술도 마셔봤지만 정신은 자꾸만 또렸해집니다. 난 그런사람이고싶지않지만 난 그렇습니다. 연중행사처럼찾아오는 과격한 자기거부가 고통스럽기만 한데요, 이러다가도 무슨일이 있었냐는듯이 다시 나를 받아들이고 주변사람들을 아무도 죽이지않은체 사이좋게 지내고있는 내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다. 참으로 대견합니다, 아직도 갈피를 못잡고 여기저기 헤메이는 내가 안타까워 자살이라도 하고싶지만 난 스스로를 그정도로 사랑하지않습니다. 옥상에올라 .. 2017. 4. 8. 소심함 멍하니 있다가 뭔가 심란하고 슬픈 기억이 떠올랐을까 ? 나도모르게 깊은 들숨을 들이쉬고 있는 내가 이상해서 땅이 꺼질듯한 날숨이 나오기도 전에 생각했습니다. 그게 뭐였지? 생각이 나지않아요. 뭔가 슬픈것이... 기억이라고 느낄세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어렴풋이 무엇인가가 떠오르려 하다가 갑자기 소멸해 버렸습니다. 너무나도 좆같은 기억이라 방어의식이 발동했을까? 그래서 무의식 저편에서 기어올라오는 기억을 내가 의식하지 못하도록 재빠르게 잘라버린걸까요... 기분이 나빠졌어요. 우습게도... 비겁자가 된 기분입니다. 난 더이상 어디에서도 도망치고 싶지않은데 본능은 나를 따르지않습니다. 다시 그것은 기억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저 내 어두운 기운일지도 모른다고요... 어둠에 휩싸이지 않도록 정신.. 2017. 4. 8. 삶이 너무나 길거나 짧다고 느껴질때 꽤나 시원한바람이 불어오네 나는 니가 있었을지도 모르는 두번째 여름의 한 가운데서 아무도 없는 그 흔한 여름의 밑 바닥에 씹다버린 껌처럼 늘러붙어있네 견딜수있을 만큼의 삶이 남아있겠지 그것 만 이라도 감사 하다고 위안하고 싶어 불어오는 바람에 그날의 기억이 떠올라 그날은 멀리있고 이제서야 혼자라고 느껴질때 아무도모르는 내 외로움의 품에서 잠이들면 좋겠네 구름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는 새벽의 고요함에 더이상 귀를 막고 싶지않아 매일밤 두려움과 마주앉아 술잔을 기울이네 2012.07.10. 04:36 2017. 4. 7. 나는우울하다 전 남들이 우울해 하는것을 지켜보는것이 좋습니다. 우울함 속에는 외로움과 마찬가지로 많은 오묘하고 신비로운것들이 숨어있으니까요 우울해 하는 이들을보며 그것을 갖고 싶어 군침이 돈적도 있었어요 그들에겐 그 우울함이 아깝습니다. 자신이 무었을 느끼는지도 모르는 바보같은 사람들이 밉습니다. 그 아름다운것에 병마의 추악한 누명을 씌워 승리할수없는 싸움을 하는 사람들이 역겹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부서지고 녹아내려 이젠 아무것도 아닌 우울을 고이담아 도망을 쳤습니다. 좁고 어두운 방에 숨어 그들의 우울을 꺼내어 곱씹고 그 설명하지못할 달콤함에 취해 눈물을 흘리다 잠이 들었습니다. 2011.02.18. 13:42 2017. 4. 7. 별 기억이 나질않습니다. 떨어지는 별들을 본 기억조차도 없습니다. 저 멀리 어딘가에서 과거의 빛으로 나를 공상하며 설레임에 가득차있을 아이의 눈빛을 공상하고 또 설레입니다. 그 작은 빛 안에 너무나 많은 것들이있습니다. 그것은 나 입니다. "나"를 하찮은 단어 따위로 표현하려는 나는 어리석습니다. 나에게 미안합니다. 2011.02.13. 06:59 2017. 4. 7. 잠 악마가 나타나서 제게 선물을 주었습니다. 저는 잠들어있었는데요 그가 다시한번 잠들라고 했지만 전이미 자고있는걸요.. 피하고싶은것은 피하면되지만 우린 그것을 드러내려고 하지않고요 잠드는걸로 만족ㅎㄴ다면 그보다 좋을것이 없겠지만 나도 알고 당신도 알듯이 우리는 그것에 그칠수없습니다... 상처를 감싸는 방법을 우리는 잊어버리고 꾸준히 서로를 속이며 꿈속에서 망측함을 경험하곤 아기처럼 울먹이곤한답니다, 저는 이제 잠들거예요 꿈속에서 악마를 만나면 얘기해줄것이맣은데 그는 좀처럼 저같이 할말이 많은 이에겐 모습을 들어내길 꺼려합니다... 제가 누군가에게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면 역겨움이 올라오듯말예요 그도그럴것이 저처럼 지독히 까만 사람을 보고싶지않겠죠... 외롭습니다 꿈꾸고 싶어요 당신을 꿈꾸고 당신을 상처주고 싶.. 2017. 4. 7. 시작의 끝 아침은 저에겐 언제나 곤욕스럽 습니다. 매일같이 다른 숫자를 내세워 자신이 변한것을 과시하지만 변한것은 없습니다. 그저 잠이 덜 깬 저의, 두려움에 꾹꾹 눌러 담았던... 그래서 더욱더 마주하고 싶지않았던... 제 시커먼 무의식과 가까워져 버리는 그런 슬픈 시간입니다. 아침은 혼란스럽고 겁에질리며 뚜렷한 원인을 알수없어 별수없는 무력감이 밀려오고 한없이 스스로가 처량해지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두려움속에 뛰어들 준비를 하게되는 그런 희미한 시간입니다. 잠을자지않으면 내일 아침이 오지 않을수도 있단 어리석은 상상을하며 고요한 새벽녘을 숨죽이고 지세우다 세상이 나의 우울만큼 더 푸르스름한 빛으로 물들어 내 방 한켠 부터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하면 저는 그보다 더 깊고 푸른 바다에 몸을 숨겼습니다. 양쪽 볼을 타고.. 2017. 4. 7. 할머니 나에겐 할머니가있다. 어린시절 가파른곳에있던 학교가 걱정되어 손수 나의 가방을 짊어지고 학교앞까지 데려다주던 할머니학교에서 돌아오면 밥먹으라며 고봉밥을 내오고는 밥이얼마없다며 라면 하나를 더 끓이겠다던 할머니그런할머니의 밥타령에 질려 안먹겠다는 심술을부리고이놈의 못된심보는 지금까지도 먹는것을 싫어하게 만들었다 뻔한 이야기 한 시골마을에서 얼굴도 모르는 남편과 결혼하고 평생을 자식,남편 뒷바라지하며 살다가 이제는 할수있는것이'밥하는것'밖에 남지않은 그 어떤 오래된 여자의 뻔하디 뻔한 슬픈이야기... 이제는 그마저도 할수없을만치 거동이불편해지고 말도 제대로 하지못하는 쭈구렁 할머니... 아직도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놀라 거실로 나가보면 부엌에 할머니가있다.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쌀을 씻으려 바가지에 물을 담는.. 2017. 4. 7. 길들임 "안녕" "넌 누구니? 참 이쁘구나." "나는 여우야." "나하고 와서 놀자. 난 아주 쓸쓸하단다......" "난 너하고 놀 수가 없단다. 길이 안 들었으니까..." "는 건 무슨 말이냐?" "그건 너무나 잊혀져 있는 일이야. 그건 는 뜻이란다."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물론이지. 내게 있어서는 네가 아직 몇 천 몇 만 명의 어린이들과 조금도 다름없는 사내아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구 나는 네가 필요없구. 넌 내가 아쉽지도 않은 거야. 네게는 나라는 것이 몇 천 몇 만 마리의 여우와 같은 여우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 아쉬워질거야. 내게는 네가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아이가 될 것이구. 네게는 내가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여우가 될거야....." 어린왕자 .. 2017. 4. 7. 안녕 안녕... 그를만난건... 조올라 외로운 밤이었다.. 시끄러운 술자리를 빠져나와 하루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집으로 터덜터덜 향하던중에 불빛도 희미한... 죽은벌레들의 시신으로 가득 차 있는 졸라 우울한 골목길 가로등밑을 지날때 였다 외로운거 같구나 외로워외로워외로워 ~조올ㄹ라~ 그는 멀리서 울리는 싸이렌소리에 마춰 랩을하기시작했다 마치 소녀시대처럼 여러명으로 쪼개져서 그당시 최고인기있는 소녀시대의 지지지 춤을췄고 어느순간 다시합쳐서 가로등위에 누워 턱을괴고 나를 바라보며 미소짓고있었다 입이 떡벌어지고 다리가 후들거릴만큼 당황한 나를보며 그가 입을 열었다 " 외로움이란... 너의 친구란다 영원함이지... 더러운세상에 한줄기 축복처럼 단비가 내리고 그단비를 맞으며 서글퍼지는 아이러니함이야 영원한것이 없다고 누.. 2017. 4. 7. 자위 출근길 매일아침 같은시간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 그녀가있다. 가끔눈도 마주치고 몇달째 봐와서인지 술이 덜깬아침엔 나도모르게 인사가 튀어나올뻔한 적도 있다. 그녀도 날 의식할까, 혹시 일터에가서 "아침마다 보는 남자가있는데~" 하며 내얘기를 하지는 않을까 지하철역까지 걸어다니던 나였는데 언젠가부터 버스를 탄다... 혹여나 어떤 드라마틱한 상황에 그녀와함께 직면하길 기대하며 막연하다못해 추상적이기 까지한 설래임에 지루하기짝이없는 출근길을 자위한다. 지하철을 타고 낮선이들의앞에 선다, 난 사람들의 표정을 살피며 그들의 하루를 상상한다. 그들은 무슨생각을할까, 무심하고 경계하며 다시 의연한 표정들을 살펴보다 한 남자와 눈이 마주친다. 0.01초... 겁이난다 저사람이 내생각을 읽고있나.. 나를 보고 있었으면서 마.. 2017. 4. 7. 이전 1 2 3 4 다음